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로 이사 오면서 감리교회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세례를 받기 위해서 ‘학습’이라는 교리 공부를 수개월 동안 하고 나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에베소서 2:18절,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말씀을 깨닫고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하였습니다. 영접한 후에 과거의 모든 죄를 용서받고,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다는 것이 너무나도 감격스러웠습니다. 고린도후서 5:17절을 읽을 때마다 감사와 기쁨이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흥분이 가라앉으면서 절망감이 찾아오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과거의 죄를 모두 용서하시고, 새로운 삶의 기회를 주셨는데, 하나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삶을 살지 못한다는 자괴감 때문이었습니다. 계명대로 살려고 노력했지만 번번히 실패했고, 의지력이 부족한가 싶어서 더 노력해 보았지만, 잠간 되는 듯싶다가 다시 옛날로 돌아갔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니까, 실망감이 절망으로 바뀌게 되었고, 지킬 수도 없는 계명을 지키라는 하나님에 대해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내 자신이 계명대로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이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성경에서 가장 큰 계명은 마음과 목숨과 뜻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인간의 노력이나 수양으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은 계명까지도 성경에 기록된 계명은 인간의 힘으로 지킬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다가 지킬 수도 없는 계명을 왜 주셨을까? 계명은 자신의 힘이나 노력으로 지키라는 ‘지시 사항’ 이라기 보다, 지켜지도록 기도하라는 ‘기도 제목’ 이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노력하는 대신에 기도하니까 죄책감이 사라지면서 실제로 계명이 지켜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노력을 포기하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기쁨을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Category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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