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에 있는 말을 마음껏 터 놓으면 시원해집니다. 그런데 허공에 대고 마냥 터 놓을 수는 없습니다. 들어주는 상대가 있어야 합니다. 속회에서 치유가 일어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자신이 지난 일주일간 살았던 삶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그 말을 들어주는 속회 식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대의 말을 잘 경청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속장과 인도자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는 말을 많이해서 가르치기보다는 잘 들어주는 것입니다.
속회에서 나눔을 할 때 모두 진지하게 경청합니다. 그런데 가끔 커피를 가지러 일어난다든지 전화가 와서 자리를 뜨는 분들이 있습니다. zoom 화면을 끄고 잠간 다른 일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말하다가 김이 샙니다. 신기한 것은 내가 커피를 가지러 잠시 일어나는 것은 예의를 갖추어 조용히 다녀오는 것처럼 느껴지고 다른 사람이 일어나는 것은 맥을 끊는 느낌을 줍니다.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기를 바랍니다. 내 이야기를 모두가 경청해 줄 때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속회에서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은 큰 섬김입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 속회의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설교할 때 보면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얼굴은 앞을 주시하고 있지만 눈동자는 허공을 헤매고 있는 것이 시야에 들어오면 맥이 풀립니다. 눈을 반짝거리며 설교자를 응시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해주고 아멘으로 화답할 때 성령이 역사하시는 것을 경험합니다. 말은 입으로 하는 것이지만 듣는 것은 눈과 입과 귀와 온 몸을 동원해서 해야 합니다. 잘 들어주어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이 습관이 되도록 해보시기 바랍니다.

Category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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