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회에 모여 한주간 동안 살아왔던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많은 얘기들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속회 식구들이 친밀하고 가까운 관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끔 속회를 마치고 나면 남편이나 아내가 “왜 그런 말을 사람들 앞에서 하고 그래?” 라고 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은 남편이 아내에게 이런 말을 하면서 화를 낼 때가 있습니다. 그런 말을 하게 되는 속마음에는 가정에서야 어쨌든지 겉으로는 그럴듯하게 보이고 싶은 우리의 허세가 들어 있습니다. 특별히 남들 앞에서 신앙인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에 이런 말을 하게 됩니다. 또 나의 속사정을 감추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때는 나 때문에 힘들어 하는 배우자의 고통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나를 바꾸고 싶지 않은 고집스러움이 들어 있기도 합니다. 만약 배우자가 속회에서 내가 듣기에 부끄러운 얘기를 한다면, 그것은 그만큼 그 문제로 고통스럽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그런 배우자에게 입 다물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배우자의 고통을 전혀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아, 내가 알지 못했던 고통이 있었구나’ 하고 깊이 생각하고 ‘왜 그런 말을 하고 그래?’가 아니고 ‘그런 말을 하던데, 내가 몰랐었네.’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사실 나에게서 변해야 할 부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살면서 겪었던 이런 저런 상처로 인해서 나도 모르게 배어 있는 태도, 말투, 습관, 언어들이 드러날 때마다 우리를 변화시켜 가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부끄럽고 불편하지만 남이 발견해 주는 내 문제를 피하려 하지 말고 내가 변화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Category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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